Energy Transition‎ > ‎Interview‎ > ‎

전문가 간담회 속기록


주민 인터뷰 프로젝트 전문가 간담회


일시 : 6월 17일 (수) 12:00-14:00

장소 : 신촌 엘피스 2층 세미나실


참가자: 이태영(신촌 에너지자립마을 조성 사업 진행팀), 안정배(전환도시-신촌), 김준한(연세대학교 도시공학과 대학원 석사과정 연구원), 김준성(신촌 에너지자립마을 조성 사업 추진팀), 한광현(오늘공작소), 우승현(늘장), 김호수(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정동욱(쉬바펍), 손효동(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대학원), 최중철(아름건축사 사무소) 박홍표(서대문구 지역활성화과장)




1. 자기 소개



2. 프로젝트 소개


2.1 에너지자립마을 조성 사업 소개 – 이태영(신촌민회 사무국장)


에너지자립마을 조성 사업은 서울시에서 주요하게 진행하고 있는 마을 만들기 사업이다. 성대골 마을이 유명한 사례다. 작년까지는 이 사업에 지원한 마을이 많지 않았다. 올해에는 좀 더 확장되어 24개 정도의 마을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 사업의 큰 틀은 1년차에 절전, 2년차에 효율화 3년차에 생산으로 이어진다. 이런 과정을 거치는 에너지자립마을이 모여서 서울시의 에너지 자립률을 20%까지 늘리는 것이 이 사업의 목표다. 커뮤니티 빌딩과 에너지 이슈를 합친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신촌 에너지자립마을 사업은 서울시가 제안하는 틀을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1년차에는 지역 조사 및 주민 교육을 진행하며 2년차에는 1년차 프로젝트로 발굴한 주민들을 토대로 전환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이 목표다.


신촌은 세입자가 80%에 달하고 20대가 30%에 달하는 특수한 성격의 ‘마을’이다. 자가 비율도 낮기 때문에 주민의 정주성이 일반적인 ‘마을’에 비해서는 떨어진다. 이러한 지역에서 가능한 에너지자립마을은 어떤 것인지 알아 보고자 한다. 그것을 위해서 우리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 1년차에는 주민 인터뷰 프로젝트이다.

주민 인터뷰 프로젝트를 통해서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은 정치적 이해 당사자를 발견하고자 한다. 신촌의 이해 당사자라고 하면 주로 건물주, 임대업자, 상인 등이 우선 떠올랐던 것이 사실이다. 그 외에 신촌에 애정과 이해 관계를 갖고 있는 사람을 발굴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 아울러 에너지 전환, 지역 전환 등 당위적 구호 말고, 실제 이해 당자사들의 목소리를 기록으로 남길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올 한 해 최소 50명을 인터뷰할 계획이다.


2.2 전환 관리(TM: transition management) 소개 - 김준한(연세대학교 도시공학과 대학원)


‘전환 관리’는 어떻게 시스템을 지속 가능하도록 전환할 것이냐의 물음에서 시작되는 이론이다. 90년대에 네덜란드 학계에서 촉발되었다. 전환을 위한 변화 촉진자 발굴, 비전 공동 제작 등이 핵심 키워드가 될 수 있으며 주민을 도시 전환에 참여 시키기 위한 방법론이 될 수 있다. 전환 관리의 의사 결정은 특정 행위자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행위자들의 협의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지역의 주민을 조사하여 지역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을 찾아내 변화 촉진자들을 발굴하고 선별하여 전환 협의체를 만드는 방식으로 다양한 행위자들을 참여시킨다. 신촌 에너지자립마을 사업의 주민 인터뷰 프로젝트가 이 방식을 따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환 관리를 차용한 최초의 시도라고 할 수 있다.


3. 자유 토론


안정배: 신촌 에너지자립마을 사업은 앞서 말했듯, 주민 인터뷰를 통해 전환장을 구성하고 여기서 비전을 만들어, 주민이 함께 지역 계획을 설립하는 전환 관리의 방식을 취하려고 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3가지 그룹의 이해관계가 관찰된다. 기존 신촌 상인 그룹, 환경을 개선하면서 여러 비전을 지역 계획에 넣고 싶은 활동가 그룹, 마지막으로 신촌 소재 대학생 그룹이다. 대학생 그룹은 전에는 실질적으로 존재한다고 보기 어려웠는데, 캠퍼스타운 아젠다와 관련해 새롭게 등장한 이해 당사자 그룹으로 볼 수 있다. 연세대 수업에 참여하면서 관찰해보니, 이들은 연세로가 자신들이 마음껏 뛰놀고 사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기를 원한다. 이런 세 부류의 이해 당사자들이 나름 뚜렷한 의제로 구분되고 있는데 이 간극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승현: 전환 관리의 해외 사례에서 인터뷰 과정이 있었는가?


안정배: 기존 커뮤니티가 발달한 지역에서는 바로 전환장 구성을 시작하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주민 인터뷰를 통해 전환장을 구성한다.


이태영: 경제 활성화와 에너지 전환을 엮는 것이 어렵다. 에너지 절약과 효율화가 경제적 이점으로 효용감이 약하다. 때문에 주민들의 참여 동기가 명확하지 않다. 김봉수 사장님(신촌 상인)을 인터뷰 했을 때, 신촌의 가장 중요한 이슈를 경제로 꼽았다. 에너지 이슈가 중요하냐고 물었을 때 당장은 아니라고 답했는데 이런 생각이 여러 주민들에게 보편적일 것이다. 이 지점이 신촌에서 에너지자립마을을 조성하는 데 어려움으로 작용할 것이다.


최중철: 변화 촉진자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다. 그 역할이 무엇인가?


안정배: 시스템 전환을 위한 전체적인 사업 계획이 장기적으로 추진 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변하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이 전체적인 과정을 코디네이션 하는 그룹이다. 비전을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구체적인 사업이 추진될 때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들로 구성된다. 전환장(변화 촉진자들의 그룹)의 필요성에 관해서는 사업 주체의 정보를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느냐가 핵심인 것 같다. 관에서 이미 알려진 사람들로 위원회를 구성하는 것과 그런 점에서 다를 수 있다.


한광현: 인터뷰를 통해서 변화 도출자를 만들어 내고 그들이 모여서 비전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첫 번째 인터뷰이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프로토타입 인터뷰를 보면 매우 노멀하다. 퍼실리테이터에 관한 배려를 하지 않는다면 주민 인터뷰 과정이 변화 촉진자를 위한 변화 촉진자를 발굴하는 요식행위가 될 수 있다.


우승현: 인터뷰를 왜 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사람을 발굴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데 지금의 기획안을 봐서는 그 목표의 실현 가능성에 의구심이 든다. 우선 인터뷰 대상이 너무 많다. 게다가 지역 조사를 위해서 인터뷰를 진행할 때는 인터뷰이의 맥락 혹은 다른 사람 앞에서 할 수 없는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데 여기서는 인터뷰를 모두 공개한다. 심지어 원문이 아니라 축약해서 공개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이 인터뷰의 목적을 이루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또한 이해 당사자라는 워딩이 인터뷰이가 말을 하는데 제한이 될 수 있다.

때문에 한 사람을 여러 번 만나는 게 좀 더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목적의 인터뷰는 2-3 차례의 심층 인터뷰가 가능할 때에 유의미하다.

또한 내부적으로 논의가 많이 필요할 것이다. 인터뷰 대상자 중에 추려서 전환장을 구성한다는 목표가 분명하다면, 어느 대상자가 전환장을 구성할 수 있는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도 2-3 차례의 심층 인터뷰가 필요하다.



한광현: 해방촌 건축가가 진행한 ‘방춤, 네 방을 보여줘’ 라는 인터뷰 프로젝트를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실제로 인터뷰이의 사적 공간에 들어가서 자신의 모습을 노출하는 방식이었다. 인터뷰 준비할 때 인터뷰이의 모든 것을 파악하고 들어가고, 인터뷰이의 긴장을 풀기 위해서 무용수를 데려가기도 했다. 인터뷰에 들어가는 시간보다 준비하는 시간이 훨씬 길었다. 나중에 인터뷰이가 ‘왜 내가 이런 이야기를 했는지 모르겠다’라는 말까지 했다. 주민들에게 유의미한 이야기를 들으려면 이런 섬세함이 필요하다.


최중철: 인터뷰를 해보면 정작 중요한 이야기는 인터뷰 말미에, 심지어 기록이 멈추면 나온다. 때문에 사전 정보를 많이 알고 갈수록 그 중요한 이야기를 앞 단에서 유도하는데 도움이 된다.


안정배: 방법론에 대한 조언을 잘 참고해서 진행하도록 하겠다. 다른 고민은 현재방식의 인터뷰는 자칫 인터뷰이들의 서로 다른 이해관계만 드러내고 끝나는 결과를 이끌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저 신촌의 갈등 구조를 드러내는 것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가 나눈 이해 당사자 그룹이 실제 신촌의 다양한 그룹을 잘 설명하고 있는 것 같은가?


최중철: 위에서 언급 되었듯, 이해 당사자라는 용어가 인터뷰이들에게 좀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자신들이 대립 관계에 있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을 세심하게 접근해야 한다.


우승현: 현재 신촌의 여러 그룹들이 서로 대립한다기보다 서로를 볼 수 없는 상태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가시화 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의 이해 당사자 구분 방식을 인터뷰를 진행 해나가면서 점검해보고 실제 이해 관계를 바탕으로 다시 구분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안정배: 이 인터뷰를 진행하는 이유중 하나는 주민을 발굴하는 것이다. 신촌에는 마을공동체가 있다고 보기 힘들다. 전환장이 구성되고 전환관리 방식으로 지역의 비전이 만들어지려면 다양한 참가자군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숨은 주민들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기존" 주민과 "새롭게 찾은" 주민들의 이해관계의 간극 또는 갈등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그 외에 다른 어려운 점은 시간적 범주다. 전환 자체가 30년의 기간을 상정하고 그에 따른 방법론을 제시하는데, 현재 신촌의 논의구조에서는 30년 뒤의 일을 상상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논의하기가 쉽지 않다.


한광현: 경기도가 도청을 새로 짓고 있다. 초기 계획은 20층 높이로 짓는 것이었는데 현재 4층으로 계획이 수정되었다. 그 요인은 경기도청에서 진행한 소셜 픽션이다. 각계 각층의 300명이 모여서 30년 후의 도청의 비전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30년 후까지의 필요를 예측해보니 20층까지 필요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어려울 것 같지만 이렇게 시간적 제약을 풀어주면 융합될 수 있는 부분이 좀 더 늘어날 것이다.


안정배: 또한 이해 당사자 중에 학생들이 얼마나 책임 있는 주민이 될까 의문이다. 신촌에서 학생과 청년을 새로운 주민으로 발굴해 이들의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한다면, 아마 청년 의제들을 빼고 얘기할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신촌이라는 지역은 조한혜정 선생을 비롯해 이 분야의 전문가들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오히려 문제는 신촌 소재 대학생들이 청년 의제를 자신들의 현실적 문제로 잘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의 청년 의제와 명문 대학생의 차이에서 오는 현실적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상인 그룹은 현재 약간 흥분된 상태로 보인다. 지난 몇 년 간 주장해오던 신촌 상권 부흥과 같은 자신들의 이해 관계가 최근의 도시재생사업 등에 관철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30년 이후를 두고 도시의 전환에 대해 얘기해보자고 해도 아마 잘 들리지 않을 것이다. 이런 문제에 대해 어떤 전략을 가지고 접근해야 할까?


손효동: 신촌의 굵직굵직한 당사자들 예컨대, 학교 본부, 현대 백화점 등 가시적인 큰 변화를 이뤄낼 수 있는 당사자들이 있을 텐데 그들을 접목시킬 수 잇는 방법도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그렇게 한다면 인터뷰 대상의 풀이 좀 더 넓어질 것이다. 신촌의 도시 재생이 에너지 전환이라는 키워드 안에서 진행이 되려면, 새로운 당사자를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에너지 사용이 많은 당사자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현대 백화점, 지하철 등 눈에 잘 띄고 규모가 큰 곳도 같이 고민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시도하고 있는 변화가 신촌에서 이뤄질 수 있다고 느끼도록 해야 한다. 그런 효용감을 느낄 수 있게 상인들의 범주를 넓히면 좋을 것 같다.


안정배: 신촌처럼 공동체의 감성이 없는 곳에서는 오히려 톱다운식 정책이나 시스템적 접근이 시작점으로써 주효할 수도 있다. 물론, 관 중심 사업이 되지 않기 위해 동시에 중간중간 참여가 독려될 수 있는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정동욱: 뭔가가 바꼈으면 좋겠다는 욕구는 모두에게 있는데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없어서 아쉽다. 장사하는 입장에서 태양광 패널이 됐던 LED전구 사용이 됐던 이런 캠페인이 마케팅화 될 수 있다고 생각이 된다. 에너지 아젠다도 마찬가지로 마케팅화 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효과를 상인들에게 제시한다면 어떨까?


최중철: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과 이벤트를 하는 것을 구분해서 구축할 필요가 있다. 에누리는 시스템을 만드는 프로젝트였는데, 상인들에게는 에누리가 이벤트적 차원으로 받아들여졌다. 학생과 상인이라는 이해 당사자도 몇 년 단위로 바뀌는 그룹이다. 이들을 위해서는 기반을 만드는 작업들이 필요할 것 같다.


손효동: 정주성이 떨어지는 학생이나 상인 인터뷰이 경우에는 시스템적인 질문, 현대 백화점 같은 지속성 있는 당사자와는 이벤트에 관한 논의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김준한: 전환장을 구성하고 그곳에서 혁신적인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것이 시스템으로 갖춰 진다면 정주성이 떨어지는 그룹도 지역 문제에 참여하기 용이할 것이다.


안정배: 오늘 논의에 참여해주신 여러분들의 아이디어를 잘 반영하여 이 프로젝트가 추후에도 적용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자리잡힐 수 있도록 보완되면 좋겠다. 매년 100명의 주민을 인터뷰한다면, 그것 자체로도 매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고 시나 구에서도 충분히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생각한다.



4. 기타 프로그램 제안


정동욱: 매년 인터뷰를 지속적으로 한다면, 신촌 사람 지도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사회적 관계망 지도가 만들어 질 수 있다.


안정배: 신촌 위키를 만들어 그런 정보를 아카이빙 하는 방법도 좋다고 생각한다.


손효동: 변화 촉진자 양성에 목표가 있다면 학내의 환경 동아리나 학회를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기존에 어느 정도 환경에 관한 가치를 갖고 있는 학생들을 인터뷰 한다면 캠퍼스 타운 등의 이슈와도 맞물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안정배: 신촌 브랜딩에도 여러 차원이 있을 수 있다. 신촌을 기록하고 출간하는 작업은 실제로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지난 학기 조교로 참여한 마을학 개론에서 학부생들과 함께 한 연구 결과를 책으로 낸다. 이런 책을 서대문구 도시재생 사업에서 낸다면, 이 협업이 파워풀하고 권위를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