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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마을 신촌] 주민 인터뷰 프로젝트 – ‘잔치’ 인터뷰 기록

인터뷰 대상: 황수연(‘잔치’ 피플 컨텐츠 팀장) 노영재(‘잔치’ 뮤직 컨텐츠 팀)

인터뷰 진행: 이태영, 김준성

기록: 김준성

장소: 카페 체화당

시간: 2015.11.13 17:30~19:00


1. 자기소개

수연: 잔치는 원래 ‘잔치연세’라는 이름으로 연대 안에서 음악, 공간, 사람을 담는 매거진으로 시작했고 주 컨텐츠는 음악이다. 1년이 지난 뒤에는 신촌으로 나와서 더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신촌의 여러 문화 예술을 아카이빙하는 것을 비전으로 가진 문화예술 웹진이다. 피플 컨텐츠 팀장이자 에디터로 일하고 있는 연세 대학교 황수연이다.


영재: 잔치 뮤직 팀에서 일하고 있는 연대 건축학과 노영재이다.


2. 신촌으로 영역을 넓혀보니 어떤가?

영재: 개인적으로는 우리가 담고 있는 사람과 공간의 결속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 확실히 신촌을 거쳐 가는 사람이 많다 보니까 계속 머무르는 사람이 없다. 신촌이 누군가의 집이라던가, 누가 이곳의 주인이라던가 그런 느낌이 부족한 거 같다.

4. 신촌의 주인을 찾아본다면 누구일까?

수연: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아닐까? 어차피 나도 마찬가지로 대학을 졸업하면 신촌을 떠나게 되겠지만 나는 스스로를 신촌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신촌에서 내가 바꾸고 싶은 부분들이 있다면 내가 나서서 바꿀 의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게 기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태영: 돈이 주인이라는 답변을 받은 적도 있다.


영재: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나는 서대문구에서 굉장히 오래 살았다. 지금의 신촌은 많이 변하기는 했지만 여전하거나 혹은 강해졌다 싶은 점이 상권의 힘이 더 세졌다는 것이다. 내가 어렸을 적 2000년대 초에는 신촌은 상권보다는 다양한 사람들이 많은 곳이라는 이미지를 줬다. 이제는 상권 중심으로 돌아가는 게 점점 더 많이 두드러지는 것 같다.


5. 본인들이 생각하는 지역 공동체란 무엇인가? 신촌은 지역 공동체인가?

수연: 서로 알고 소속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잔치의 피플 항목에서는 사람뿐만 아니라 커뮤니티도 다룬다. 신촌으로 무대를 넓히기 시작하면서 번영회나 상인 연합회 등 이런저런 커뮤니티를 찾아보았다. 어려웠던 점이, 커뮤니티를 찾기도 어렵고 그렇게 찾은 커뮤니티를 우리가 담고 싶은지에도 의문이 들었다. 더욱이 신촌에 계속 자취를 하는 사람들이건, 원래 주민들이건, 상인들이건 서로 알고 지낸다는 느낌은 없는 거 같다.


영재: 비슷한 생각이다. 비단 신촌뿐만 아니라 도시의 공통된 특징인 것 같다. 프렌차이즈를 제외한 상권 간의 소통은 대게 이해관계 중심으로만 이뤄져 있는 것 같다.


수연: 짧게 머무른다 해도 그 안에 자주 가는 공간이 생기고 자주 만나는 사람들이 생기는 데, 그럴만한 어떤 소통이 없다. 3년을 살아도 내가 좋아하는 공간이 있고 자주 마주치는 사람들이 있으면 거기를 집이라고 생각할 것 같은데, 그런 공간도 없고 그런 사람도 없다. 이 지역에 관심이 없으니까 3년이라는 시간도 머무르는 게 아니라 거쳐 간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


영재: 이런 특징이 신촌에서 더 두드러진다고 본다. 자주 가는 거리, 공간 그런 것들은 있을 수 있는데 거기 가도 워낙 유동 인구가 많으니까 갈 때마다 있는 사람이 바뀔 수밖에 없다. 갈 때마다 비슷한 사람들이 있다면 애착이 생길 텐데, 그러지 못하니 거쳐 가는 곳에 불과해지는 것 같다.


7. 스스로를 신촌의 주민이라고 생각하는가?

수연: 그렇다.


영재: 신촌을 즐긴다는 생각은 들지만 주민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8. 신촌에 만족하는가?

영재: 만족하는 면도 있지만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도 있다. 단순하게는 빠르게 새로운 것을 접할 수 있어서 좋다. 많은 것들이 거쳐 갈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도 좋다. 안 좋은 것은 그 거쳐 가는 사람들끼리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 다는 점이다.


수연: 특색이 없는 것이 안타깝다. 프렌차이즈가 아닌 가게들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고, 애초에 그 숫자도 적다. 그리고 특색 있는 공간이 별로 없다. 연세로와 유플렉스 앞 광장에서 일어나는 활동들이 신촌의 강점이 될 수 있을 거로 생각하는데 거기가 그냥 특색 없는 공간이 되어버릴까 봐 안타깝다. 홍대 하면 생각나는 것들이 있고 이태원 경리단길 하면 생각나는 것들이 있는데 신촌은 비슷한 규모를 갖고 있는데도 크기만 크고 특색이 없는 상권이다.


태영: 홍대하면 떠오르는 것들은 무엇인가?


수연, 영재: 젊음, 유흥, 인디 예술가들, 길 문화, 작가들의 커뮤니티, 미술이나 공예를 하는 예술가들. 물론 비싸져서 빠지고는 있지만.


10. 신촌에 변화가 필요하다면 어떤 요소의 변화가 가장 필요한 것 같은가?

수연, 영재: 문화


태영: 문화 행사는 최근에 신촌에 많지 않은가?


영재: 많은 요소를 고려해서 제대로 계획하지 않는 것 같다. 주말 차 없는 거리라는 구실이 있고, 여기에 사람들을 더 끌어야 하기도 하니까 행사를 열어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것 같다. 그런데 매우 준비성이 없고 폭력적이라고 느낀다. 옥토버페스트 같은 걸 여기서 도대체 왜 하는지 모르겠다. 워터 슬라이드는 이슈가 될 만하고, 즐기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옥토버페스트는 준비가 너무 안 되어 있었다. 청소년을 위한 행사도 많았는데, 정말 청소년을 위한 행사로 한 건지 아니면 신촌에 장소 있으니까 여기서 해봐라 이런 건지. 차라리 볼 사람만 볼 거면 구청이나 문화체육회관에서 하면 될 텐데 뭐하러 주변 사람들 피해 주면서 그렇게 하는지 모르겠다.


수연: 행사에 대한 사전 공지도 잘 안 되어 있으니까, 이번 주에 뭘 하는지 알고 갈 수 있는 것도 없다. 그냥 지나가다 ‘아 이거 하네.’ 할 수밖에 없다.


영재: 구청에서 문화적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려고 하는데, 많은 요소를 놓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테영: 최근 신촌을 보면서 문화를 만드는 걸 너무 쉽게 생각한다는 느낌이 든다.


수연, 영재: 정말 그렇다. 천천히 진행되어야 할 일인데.


태영: 이 공간에 오면 느껴지는 공기, 이 공간의 패턴, 이 공간의 문화적 양태들은 하나도 만들어 지지 않으면서 이벤트는 계속 생산되는 것 같다.


영재: 신촌에 차가 있을 때 느껴지던 향수나 분위기들이 있었다. 차들과 사람들이 꽉 찬 거리, 창천문화공원으로 빠졌을 때 한산함, 뒷골목으로 갈 때 들렸던 박수 소리 같은 것들이 싹 없어졌다. 그런데 아예 공기를 싹 바꾸면서 천천히 문화가 형성되도록 두는 게 아니라 온갖 향수를 이것저것 막 뿌리는 격이다.


11. 30년 뒤 바라는 신촌의 모습은?

영재: 구청이 밀어 넣는 형식이 아니라 커뮤니티가 자율적으로 잘 형성됐으면 좋겠다.  신촌의 문화를 이끌어 가는 사람들이 생겨나길 바란다. 내가 잔치에서 시도하고 싶은 것이 있다. 무언가를 던져 놓고 그걸 자연스레 두면 신촌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관찰하고 싶다. 그 변화가 마인드맵처럼 퍼져서 오래 시간이 지나면 문화가 되어 있는 거다. 문화가 안 되면 그것 또한 신촌의 성격이고. 만약 흥미로운 변화가 생겨난다면 관찰하는 실험도 해보고 싶다. 30년 뒤에 그런 활동들이 다발적으로 일어났으면 좋겠다.


태영: 보행 환경이 좋아야 걸어 다니면서 사람들이 만나는 지점이 생기고 거기서 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 같다.


영재: 그런데 신촌이 걷기에 좋은 곳은 아닌 것 같다. 신촌은 빨간 거울 중심으로 이뤄지는 문화가 되게 강하다. 그래서 걷는 문화라는 게 조금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명물거리, 이대 쪽에서 공방 거리 관련 프로젝트가 진행된다고 들었는데, 그쪽의 흐름이 잘 이어질 수 있다면 거기서 길 문화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 지금의 신촌은 좀 힘든 거 같다.


수연: 정말 걸어 다니기 좋은 환경은 아닌 게, 내가 건축을 전공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신촌의 건물들은 너무 시끄럽다. 마치 건물들이 다 소리 지르고 있는 것처럼 시각적으로 너무 피로하다.


영재: 걷고 싶은 곳으로 바꾸는 것보다 신촌의 모이는 성격을 좀 더 좋은 방향으로 해석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수연: 내가 생각하는 2045년의 신촌도 비슷하다. 이해관계를 넘어서 상인 주민 학생들간의 제약이 없는 커뮤니티가 다발적으로 생겨났으면 좋겠다. 그리고 신촌이 문화의 가치를 알아보는 곳이었으면 좋겠다. 지금 도시 재생 사업 주민 협의체에 들어가 있다. 한 번은 차 없는 거리가 문제가 아니라 신촌에 젊은이들이 오고 싶을 이유가 없고, 문화도 다 죽었고, 특색이 없는 공간이라고 문화를 강조하면서 말씀을 드린 적이 있다. 경제가 있어야 문화가 꽃피기 때문에 문화가 먼저가 아니라는 대답을 들었다. 물론 그분이 맞을 수도 있지만 논의가 항상 차 없는 거리로만 진행되어 안타깝다. 버스킹 문화에 대해서도 안 좋게 보시는 분들도 많았다. 문화를 너무 가볍고 시시콜콜한 걸로 본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시 안에서 문화도 경제만큼 중요한 걸로 생각하고 이제는 그 가치를 인정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너무 가볍게 여기고 별로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고 여기는 풍토가 있는 거 같다. 그런 게 다 인정이 되고 이해가 되면서 여러 당사자 간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길 바란다.


11. 될 것 같은  2045년의 신촌의 모습은 어떤가?

수연: 건대 입구와 비슷할 것 같다.

영재: 그냥 지금 이 정도일 것 같다.

수연: 잔치의 비전은 여기에 예술가들끼리 커뮤니티가 생기는 것이다. 여기서 그렇게 활동하다가 가는 사람, 생겼다가 없어지는 공간을 누가 기억하겠나. 우리라도 그렇게 거쳐 가는 사람들과 생겨났다 없어지는 소중한 공간을 기록하자는 마음으로 활동하고 있다.


12. 바라는 신촌과 될 것 같은 신촌의 간극에 대해서 제안이 있는가? 물리적 변화도 좋고. 지원금이라던가.

수연: 잔치에서 촬영 장소를 잡을 때나, 공연을 준비할 때 마땅한 장소가 부족하다. 문화 활동이 일어날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안 남아 있다. 홍대에는 그런 공간이 많으니까 거기서 사람들이 만나고 협업하고 네트워크가 만들어진다. 그런데 신촌에는 당장 공연을 하나 하려고 해도 공간이 없다.


13. 30년 뒤의 미래를 상상하는 과정에서 에너지나 기후 문제가 변수로 작동하던가?

수연, 영재: 없다.


14. 혹시 환경과 에너지가 지역 혹은 개인의 일상의 문제로 와 닿는 지점이 있는가?

수연: 일상생활에서 와 닿지는 않는 것 같다.


영재: 엄청난 위기의식은 안 느껴지는 데 어느 정도의 불안감은 있다. 하지만 신촌과 엮여서 떠오르지는 않는다.


15. 지속 가능성과 신촌을 엮어서 생각해 본 적이 있나?


수연, 영재: 회의할 때 종종 언급된다.


영재: 문화 웹진이다 보니 문화 활동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들에 관해서 생각한다. 지속적으로 문화적인 요소가 만들어질 수 있는 환경 등으로.


16. 기존에 신촌이라는 지역에 참여해본 경험이 있는지?


수연: 도시 재생 주민 협의체에 지금 속해 있다.


영재: 잔치를 제외하고는 없었다. 잔치의 주된 활동은 담는 것인데, 담는 것에서 그칠 것이냐 문화 웹진인만큼 문화를 변화시키는 시도를 적극적으로 해볼 것이냐 그런 고민을 할 때가 있다. 어떤 점에서는 아쉬운 점이 있지만 이렇게 빨리 변하는 곳에서 우리가 하는 작업은 상당히 매력적인 것 같다. 그래서 이 활동을 하고 있다.


17.  어떤 참여 방식을 가장 선호하는가?

수연: 이해관계를 넘어서 좀 더 유대 관계로 느껴졌으면 좋겠다. 나는 전주에서 한 동네에서만 아주 오래 살면서 동네의 모든 사람과 알고 지냈다. 점점 클수록 그런 걸 찾아볼 수 없더라. 그런데 신촌 주민 협의체에 애정을 갖고 나가려는 이유가, 신촌을 걷다 보면 인사할 사람들이 있다. 그런 경험을 하면서 아직 신촌에서 1년밖에 안 살았고, 앞으로 2-3년 정도 더 살겠지만 내가 신촌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영재: 일단 개인의 흥미가 잘 맞아야 하는 거 같다. 나 같은 경우에는 이런 활동들이 뜻깊다고 느꼈을 때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활동하면서 문제점들을 발견하고 원래 내가 가졌던 생각들과 합쳐지면서 적극적인 참여자로 변하는 것 같다. 그다음에 ‘뭐가 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생겨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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