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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마을 신촌] 주민 인터뷰 프로젝트 – 박용권 인터뷰 기록

인터뷰 대상: 박용권 (봉원 교회 담임 목사)

인터뷰 진행: 이태영, (김준성)

기록: 김준성

장소: 봉원 교회

시간: 2015.09.18 10:30 ~ 12:00


1. 자기 소개

: 2002년 이 동네에 처음 왔다. 이후 3년 반 정도 떠났다가 2007년에 다시 담임 목사로 복귀했다. 그때부터 이 마을 사람으로 살기 시작했다. 교회 목사로서 교회가 마을 회관 같은 역할을 했으면 했다. 마을 잔치도 할 수 있게 공간을 내어줄 생각도 항상 했다. 그러다 공간을 내주는 것으로는 부족해서 원룸 축제 등 프로그램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데 프로그램도 역시 한계가 있더라. 요즘은 서두르지 말고 ‘교회가 이 동네 마을의 한 구성원이라는 사실을 교회와 나뿐만 아니라 사람들도 생각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2. 원룸 축제를 하시게 된 계기는 청년들을 이 동네 주민으로 초대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청년들은 주민 의식이 있던가?

: 청년들이 모이는 자리를 만들면 기쁘게 와서 함께 놀고, 서로 알게 되고, 모임이 지속되면 마을에 청년회 같은 것이 하나 생기지 않을까 하는 꿈이 있었다. 뜻대로 이뤄지지는 않더라. 갈수록 청년들이 원룸으로 깊이 깊이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첫 회에는 5-60명 정도 왔는데, 지금은 10명 남짓 찾아온다. 그런 걸 보면 청년들이 많이 위축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3. 이 동네에 원룸은 점점 많아지지 않나?

: 그렇다. 초창기 때는 대학생들만 많이 살았는데, 지금은 직장인들도 많이 산다. 대학생 때 들어와서 직장 얻고도 계속 이 동네 원룸에 사는 사람도 여럿 있다.

4. 신촌은 그런 의미에서는 다른 동네와 다르게 젊은 주민이 많지만 신촌의 의사 결정 과정에는 크게 참여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신촌의 주인은 누구라고 생각하나?

: 돈이 주인인 것 같다. 2002년에 왔을 때는 원룸이 이렇게 많지 않았는데 지금은 원룸으로 도배가 되었다. 하숙집도 잘 안 돼서 원룸으로 개조하고 있다. 하숙집은 그나마 인간 관계가 형성될 수 있는 가능성이라도 있는데 다 원룸으로 바뀌고 있으니... 그런 변화의 동력이 바로 돈이다. 돈 때문에 멀쩡한 주택이 허물어지고 큰 원룸이 들어서고, 마을에 쉴 공간도 사라진다.

5. 신촌이라는 공간에는 만족하시는가?

: 이 동네에 사는 것은 재미있다. 하지만, 좀 아쉽다. 공동체를 형성할 만한 여건이 어느 동네보다 좋았는데, 점점 어려운 쪽으로 마을의 공간이 변화하고 있다.

6. 잠깐 잠깐 사는 사람들도 모일 수 있는 공동체나 모임이 많아지면 제일 좋을 것 같다.


: 사실은 얼마든지 잘 모일 수 있는데 안 되고 있어서 안타깝다. 이번에 원룸 축제를 앞두고 요리 클래스를 열었다. 그 때 사람들이 많이 외로워하고 있고 이 동네에서 사람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느꼈다.

7. 그렇다면 신촌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뭐라고 생각하나?

: 여기는 태어나서 죽기까지 이 동네에서 사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 동네 안에서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제일 좋을 것 같은데, 일시적으로 살았다가 떠나는 마을로 점점 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러 사람들이 만날 수 있는 만남의 장을 계속 만들어가야 한다.

8. 에너지나 환경 이슈가 이 지역의 이슈라고 생각되는 순간이 있는가?

: 서울 사람들은 에너지 문제가 피부로 와 닿지 않을 것이다. 원전이 가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서울로 오는 에너지 대부분이 전라도나 경상도에서 오는 것이고, 전기를 생산하거나 옮기는 시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는다. 그런데 서울 사람들은 너무 편하게 전기를 쓰고 있는 것 자체가 에너지 문제에 대해서 심각하게 느끼지 못하게 만든다. 핵 발전소 하나가 경기도나 서울에 있어야 사람들이 에너지 문제를 피부로 느끼지 않을까? 전기료라도 올려야 하는데, 오히려 지금은 요금을 내리고 원자력 발전소를 늘려나가니...

9. 교인들에게 에너지 문제는 어떻게 느껴질까?

목사님: 교인들에게는 성경을 통해서 에너지를 아끼는 내용을 많이 설명 한다. 에너지를 쓰면 쓸수록 세계는 망가지기 때문에 에너지를 펑펑 쓰는 것이 복된 삶이 아니라고 설교한다. 성경에 실제로 그런 내용이 있기도 하고. 그래서 교인들이 어느 정도 신경 쓰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마을 차원에서 에너지 자립을 위해 움직이는 건 참 힘든 일이다.

이태영: 이 동네에서 에너지 환경 기후 이슈를 시도 했을 때 제일 걱정했던 것은 2,3년 사는 사람들에게는 에너지 절약에 관한 공적이거나 사적인 이해가 전혀 없다는 점이었다. 최근에 빌트 인 가구의 에너지 효율이 정말 낮은데 그런 건 정책으로 고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목사님: 제 작년 여름에 전기가 부족해서 난리를 쳤었다. 그런데 작년 올해 거치면서 원자력 발전소를 늘려야 한다 이러면서 전기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 전기가 모자라니까 발전소를 더 지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소위 원전 마피아 등 돈 때문에 정부까지 악해지는 이런 상황이 안타깝다. 차라리 서울 가까운 곳에 발전소가 들어서야 한다. 예를 들어 당인리에 원자력 발전소가 들어선다면,  홍대까지 부동산 가격이 다 떨어질 것이다. 그런 충격이 차라리 필요한데, 서울에 워낙 권력이 집중되어 있으니... 그래서 애매한 삼척, 영덕 주민들이 싸우느라 고생이다. 그러면서 싸우는 사람들에게는 지역 이기주의라고 비난한다. 그거 다 서울 사람들이 쓸 전기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렇게 에너지를 쉽게 많이 쓰는 건 불행한 일이다. 서울은 전기를 좀 더 비싸게 쓰고 원전이 있는 지역에서는 전기를 훨씬 싸게 쓸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10. 30년 뒤 신촌을 상상하면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 지?

: 전반적으로 30년 뒤의 모습은 좀 비관적이다.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시대가 올 텐데 그때 즈음부터 뭔가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서울에도 이렇게 많은 건물이 필요 없으니 해체 될 것이고, 사람이 줄어드니 사람들에 대한 수요도 많이 생길 것이다. 나는 목사니까 교회 개혁도 많이 생각하는데, 교회 개혁의 지름길은 교회가 망하는 것이다. 한 번 망하면 사람들이 각성할 가능성이 생기니까. 망하지 않는 한 깨달음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 원룸이 밀집해서 살던 이 지역이 원룸의 폐해를 절감하게 되는 사건이 30년 내로는 일어날 것 같다. 그런 사건을 계기로 해서 뭔가 변화가 있지 않을까?

 후쿠시마 사건이 세계적으로 얼마나 큰 영향을 줬나? 독일에서 핵 발전소를 없앤다고도 했으니. 그런 반응들은 정말 좋은 일이다. 그런 큰 재난은 터질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이런 상태로는 사회가 지속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신촌의 대학도 30년 안에는 큰 위기를 겪게 될 수 있다. 인구가 점점 줄어드는데 인프라를 저렇게 늘리는 것이 현명한 방향인지 모르겠다.

11. 신촌이 망한다면 어떻게 망할까?

: 신촌이나 홍대 앞은 젊은 사람들이 소비하고 노는 동네인데, 20년 뒤의 젊은 사람들이 저렇게 놀 수 있을까? 젊은 인구도 줄 테고, 젊은 사람들의 소득도 점점 줄 텐데 저렇게 돈을 쓰면서 놀 수는 없을 것 같다. 이대 앞은 벌써 변화를 겪고 있지 않은가? 우리 나라 국민 소득이 이제 줄어든다고 하는데, 그것이 오히려 공동체를 위한 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이런 시기에는 돈 없이, 적은 돈으로 살아가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 그런 걸 정부가 나서서 도와야 한다.

12. 돈 없이 산다는 것은 공동체가 있어야 한다는 뜻인가?

: 사람들이 만나는 수 밖에 없다. 요즘 아이들이 불행한 게 골목에서 놀지 못한다. 이게 얼마 되지 않았다. 30년 전만 하더라도 애들이 골목에서 돈 없이 재미있게 놀았다. 요즘에는 학원에서 돈을 내고 노는 형국이다. 이런 구조가 영원하면 좋은데 이게 지속 가능하지 않다. 그러므로 언젠가 위기를 맞는 순간이 오고 새로운 생활 패턴이 생길 것이다. 요한 계시록에도 나오지만, 대형 재난이 일어나고 나서 새 하늘과 새 땅이 열린다. 재앙이라는 것이 그런 점에서 보면 나쁜 것만은 아니다.

13. 어떻게 하면 주민들이 잘 참여할 수 있을까?

: 마을의 관심 있는 분들이 포기하지 않고 뭔가 계속해서 끊임없이 일을 하는 것. 그게 중요한 거 같다. 예를 들어 이 샘뜰 카페를 찾는 사람이 없다고 문을 닫아 버리면 가끔씩이라도 찾는 사람들이 실망하고 그냥 가버린다. 문을 열고 끊임없이 기다리고 되든 안 되는 계속해서 하다 보면 뭔가 어떤 계기들이 생기고 꽃을 피울 수 있지 않을까?

14. 이 동네는 이해 당사자들이 다른 동네보다도 특히 다양하다. 이런 다양한 이해 당사자들 간의 합의가 가능할까? 또 젊은 사람들을 이런 변화에 어떻게 참여시킬 수 있을까?

: 참 어려운 문제다. 주민 자치 위원회 이런데 청년들이 억지로라도 참여하게 한다든지... 하지만 할 사람이 없지 않나? 내 나름대로는 교회 학사가 들어서면 12명에서 16명 정도의 친구들과 함께 무언가를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 좀 결속력이 강한 그룹이 생기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결속력이 강하고 포기하지 않는 그룹이 먼저 생기면 이 그룹을 중심으로 해서 파생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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