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ergy Transition‎ > ‎Interview‎ > ‎

[전환마을 신촌] 주민 인터뷰 프로젝트 – 박은수 인터뷰 기록

인터뷰 대상: 박은수(신촌동 주민자치위원장)

인터뷰 진행: 이태영, (김준성)

기록: 김준성

장소: 신촌 주민자치회관

시간: 2015.12.04 14:00~16:00


1. 자기 소개

: 신촌동 주민 자치 위원장 박원수다. 본적지가 신촌동 2번지다. 60년 이상을 신촌에서 살았다.

2. 동네의 큰 변화들을 모두 목격했을 것 같다.

: 그렇다. 봉원동은 고립된 동네였다. 75년도 경에 김포 공항에서부터 중앙청으로 직선 도로를 만들기 위해 금화터널을 뚫으면서 고립이 풀리기 시작했다. 상당히 불편한 동네였다. 터널 개통 전 신촌동은 대학교수들이 사는 부촌과 보다 아래 지역에 하꼬방촌으로 이뤄져 있었다. 금화터널이 나면서 약 여섯 개 통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연세대학교 앞에서부터 강제 이주를 당했다. 한 80년도 초까지 공사가 이뤄져서 터널이 뚫리고 현재 봉원동이 남아있게 됐다. 당시에는 영세한 사람들은 다 철거되고 좀 대문 큰 사람들만 남았었다.

3. 현재 신촌의 중요한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지금 봉원동 일대의 인구가 줄고 있다. 인구가 줄면 생필품이 비싸진다. 인구 밀도가 높아야 경쟁도 되고 많이 사서 싸게 팔 수 있는데 적으면 안 팔리니까. 그래서 주민은 물건 구하기 어렵고 상인들도 많은 물건을 안 갖다 놓게 된다. 주변 대학이 큰 돈을 바탕으로 주민들이 살던 주거 지역을 꾸준히 점유해 들어오면서 인구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대학이 확장되면서 동네 주거지가 협소해지는 거다. 옛날에는 이대나 연대를 큰 이웃으로 봤는데 이제는 삶의 경쟁자가 되어 버렸다. 주민들은 나름 다른 생존 방안을 찾으려고 고심 중이지만 쉽지가 않다. 게스트하우스로 전환하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봉원동 내에 있는 원룸 하숙 중에서 현행법상 게스트하우스 허가를 받을 수 있는 건물은 100채 중에 3~4채 정도 될 것이다.

4. 마을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커뮤니티가 있는가?

: 현재 일부 마을 사람들이 협동 조합을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앞서서 마을을 위해 아무리 손짓을 해도 따라오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많은 원룸을 갖고 있어 자산이 튼튼한 사람들은 축적된 돈이 많으니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그런데 퇴직금에 은행 대출 더해 원룸 짓고, 세 받아서 은행 이자 갚으며 생활비로 써야 하는 사람들만 안타까워 졌다. 기업형 큰 원룸은 30억대 20억대 넘어가고 방도 스무 개, 삼십 개 정도 되니까 눈도 깜짝 안 하고 우리처럼 영세한 사람들이 아무리 불러도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5. 경제적인 면과 커뮤니티 측면 외에서 느끼는 문제점이 있는가?

: 가족 단위로 많이 사는 주거 지역으로 전환하는 것과 젊고 유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지금이야 신촌 봉원동 일대가 원룸 하숙 형태가 대부분이지만 이건 불과 15년 사이에 바뀐 것이고 원래는 가족 단위로도 많이 살았던 주거 지역이었다. 지금은 2~3인이 살만한 집도 잘 없다. 워낙 젊은 층이 많이 살다 보니 초등학교 학생 수도 많이 줄었다. 신촌 지역의 대신 초등학교는 한 반에 약 열여섯 명으로 두 반 정도가 운영되고 있다. 창서 초등학교에는 올해 이 동네 주민 입학생이 한 명도 없다.

그리고 마을 일을 이어 받을 청년들이 나타나길 바란다. 만약에 게스트하우스로 전환한다고 하더라도 외국인 손님들을 받아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언어 능력 등을 가진 사람들이 필요하고, 인터넷을 활용한 업무를 할 사람도 있어야 한다. 지금 마을 일을 해나가는 우리들은 나이가 많다.  컴퓨터와 인터넷을 제대로 다루는 사람도 많이 없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동네 일을 하고 나이 든 사람들은 재력적으로 후원해주는 게 옳다고 본다. 변화가 있어야지. 외국인이 와도 우리 늙은 사람들이랑 손짓발짓 할 건 아니지 않은가? 세상이 변하고 있으니 우리도 거기에 맞춰야 한다. 원룸 하숙으로 호황기를 누리기도 했으니 이제는 베풀 때도 됐다. 수입의 일부를 학생들에게 돌려줄 필요가 있다.

6. 희망하는 구체적이고 물리적인 변화가 있는가?

: 게스트하우스로 마을의 주요 산업을 전환한다면 숙박 과정을 총괄하는 센터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 센터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전체적인 시스템을 이용해서 빈 건물로 손님들을 잘 배치해야 한다. 그리고 현재 봉원동 일대의 건물은 원룸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게스트하우스로 하기에 삭막하고 재미없는 감이 있다. 때문에 주차장이나 옥상 등에 함께 쉴 수도 있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꾸며야 한다. 그리고 공공 부엌 등을 만들어서 기초적인 재료는 구비해 놓고 함께 음식도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하는 등 부가적인 서비스를 갖춰야 경쟁력이 생길 것이다.

다른 바람으로는 주민들이 힘을 모아 마을 버스 시스템을 강화하면 어떨까 한다. 봉원동이 과거부터 그랬지만 교통이 좋지 않다. 지금 봉원길 초입에 서는 버스가 몇 대 없고 그마저도 배차 간격이 넓어 불편하다. 그렇다고 독립문을 지나는 버스 등 다른 노선을 유치하기에는 법적인 문제나 교통 상황 등의 문제도 있어서 쉽지가 않다. 현재의 버스도 적자를 감수하고 운행되고 있기 때문에 추가 노선이 들어오기에는 사업성도 떨어진다. 그래서 주민들이 힘을 모아 마을 버스 시스템을 좀 강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만들었으면 한다.

7. 바라는 정책적인 변화가 있다면?

: 연세로를 중심으로 다시 신촌이 부흥하길 바란다면 규제 완화를 해야 한다. 80년대에 신촌이 잘 나갈 당시, 쪼개기 열풍이 신촌과 이대 앞 상권에 불었다. 쪼개기라는 건 원래 한 가게였던 걸 가운데 벽을 쳐서 두 가게로 만들어 임대를 두 개 점포로 내는 것이다. 사람이 몰리니 권리금이나 임대료는 올라가는데 쪼개기 때문에 비슷한 업종의 가게가 많아지면서 장사는 잘 안됐다. 그러자 신촌 일대에서 장사를 하던 소위 손님을 부를 줄 아는 상인들이 홍대 쪽으로 빠져버렸다. 그게 가능했던 건 마포구가 규제 완화를 해줬기 때문이다. 그렇게 장사할 줄 아는 상인들이 단골들까지 데리고 홍대로 빠져버리면서 신촌이 흔들렸다. 지금은 또 홍대도 임대료가 너무 비싸져서 과거 신촌과 같은 모양이 되고 있는 것 같다.

8. 오랫동안 신촌에서 주민으로서 활발한 참여를 해왔는데, 앞으로 주민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화합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공동체가 화합이 되려면 운영이 투명해야 한다. 지금 관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지난 경험들로 인해 관을 충분히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 백억이 투자된 신촌 재생 사업도 동네의 대표를 먼저 뽑고 그 아래에 추가적인 인물들이 뽑혀 함께 예산 편성 등을 고민하는 게 더 나은 순서였다. 그런데 예산 사용처는 이미 다 정해져 있는 것 같고 또 아카데미 출신들과의 갈등 등을 보면 안타까운 마임이 든다.

그리고 말했듯,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 연세로를 보면 다양한 축제를 통해 사람을 유치하려고 애쓰는데 대부분 젊은 친구들을 타겟으로 한다. 그런데 그 친구들에게 행사 구경을 다 하고 어디로 가냐고 물어보면 술은 홍대에서 마신다고 한다. 장사하시는 분들 중에 시대에 따라서 변화를 준 사람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젊은 층을 부를 거라면 거기에 맞는 변화가 필요하다. 젊은 층이 나타나서 이끌어야지 신촌이 변화한다. 젊은 친구들도 나이든 사람들의 경험에 주목할 필요도 있고. 새로운 사람이 나타나면 적극적으로 내려놓고 후배를 밀어주는 옳다고 본다. 앞을 내다볼 줄 아는 사람이 리더십을 잡아야 한다고 본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