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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마을 신촌] 주민 인터뷰 프로젝트 - 허승규 인터뷰 기록

인터뷰 대상: 허승규(청년) 

인터뷰 진행: 이태영, 김준성

기록: 김준성

장소: 체화당 

시간: 2015.08.12 16:00~17:00




1.자기 소개

:연세대학교 학생이고 기숙사에 거주하고 있는 허승규라고 한다. 안동 출신이고 2007년부터 신촌을 만났다. 현재 봉원마을 사업단 간사를 맡고 있다.

 

2.신촌의 주인은 누구인가?

:우선 거주하는 주민들이 있다. 주민으로는 주소가 있는 사람들과 나처럼 기숙사 등에 살고 있지만 전입 신고를 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상인들이 있고, 신촌을 찾아오는 학생들과 신촌에서 일을 하는 사람까지 포함할 수 있을 것이다.

 

3. 신촌은 지역공동체인가?

:지역 공동체이기는 하지만 다른 지역과는 차이가 있다. 아무래도 외부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그들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느낌이다. 이 공간만의 자립성은 약할 수 있을 것 같다.

 

4.지역 공동체의 조건은 무엇인가?

:같은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고 그 공간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정체성이 중요하다. 때문에 신촌에 살지 않아도 여기서 지속적으로 문화 생활을 하거나 소비 생활을 한다면 공동체의 구성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5. 신촌에 거주하지는 않지만 이곳을 생활권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불러내야 할까?

:신촌에 살고 있는데 전입 신고는 안 되어 있는 학생들은 학생주민이라고 불러서 그들을 지역 사업에 포함하는 것이 주민들에게도 좋다.  지역 사업을 논의할 때 학생들을 빼놓고는 한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6. 청년들은 지역 문제에 잘 참여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정주성의 문제가 있다. 얼마나 여기 있을 지 모르니까. 청년들이 지역사회와 결합하는 성향이 부족한 거 같다. 소위 진보적인 운동을 하는 청년들도 지역을 정치의 공간, 기회의 공간, 운동의 공간으로 보는 일이 적다. 기본적으로 서울은 정주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곳이기 때문에 머물고 있는 공간을 기반으로 한 정체성을 같기에 불리하다. 천만 서울 시민이라는 정체성은 있지만 본인 머무르는 마을에 대한  감각은 부족하다.

정치 교육과 시민 교육의 부재도 한 몫 한다. 특히 청소년기 시민 교육이 부실하다. 중 고등학교 때 학내 의사결정을 친구들과 주도적으로 해본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 크다. 그렇게 스무살이 되어 투표권을 부여받아도 반쪽짜리 시민일 수 밖에 없다. 

 

7.본인은 신촌에 만족하는가?

:오래 있었으니 정이 들었다. 한편으로 아쉬운 부분도 있다. 처음 받은 인상은 거대한 소비 공간이자 고독한 공간이었다. 지금은 좀 덜한데, 여기서 의미 있는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신촌에서 마을 만들기, 공동체 만들기, 도시 재생 등 의미 있는 작업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신촌이 장기적으로 청년들이 꿈과 기회를 말하고 새로운 상상력을 펼치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8. 그렇다면 현재 신촌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뭐라고 생각하는가?

:소비 공간을 넘어서는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 처음 왔을 때 신촌은 나에게 많이 비싸고 공허하고 고독한 공간이었다. 여기에 좀 더 다양한 문화와 공적인 것들이 더해지고 학생들과 신촌이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아져야 한다. 그 과정에서 민간 그룹들과 대학 그리고 관이 협력해야 한다. 단순한 소비 공간을 넘어서는 것을 장기적 비전으로 잡아야 외부 사람들도 찾아온다.

 

9.30년 뒤 신촌은 어떤 모습이길 바라는가?

:새로운 상상력이 펼쳐지는 공간,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 소비를 넘어서 가치가 공유되는 공간, 실험들이 오고 가는  공간이길 바란다. ‘신촌에 가면 이상한 친구들이 사고 치고 있더라’ 이런 인식이 생기면 좋겠다. 07년도에는 사고 치기에 너무 비쌌고 삭막했다. 주변 학교를 잘 활용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게 색깔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 서울에 소비 공간은 충분하다. 키워드로 말하자면 상상력 다양성 문화 혁신 가치 그리고 청년으로 요약할 수 있다. 

 

10.30년 뒤의 지구적, 한국사적 맥락에서 신촌이 맞이할 미래가 있지 않을까?

:신촌은 그런 지구적 변화에 대응하는 아이디어를 실험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거시적 변화는 모든 지역에서 준비해야 하지만 다른 지역이 참고할 수 있도록 먼저 실험하는 곳이 신촌이면 좋겠다. 신촌에서 막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이다. 신촌에서 에너지 자립을 한다고 해서 핵발전소 몇 개를 커버하겠는가? 그래도 다른 지역에서 참고하면 의미가 있다. 그런 선도적이며 학술적인 담론들이 먼저 치고 나오는 장소여야 한다. 사실 명문대라면 사회적 기여를 통해 이름값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각 지역에서 신촌에서 벌어지는 실험들을 벤치 마킹 할 수 있는, 거대한 사고 실험이 시도되고 그런 실험을 구와 대학이 밀어줘야 한다. 꿈꾸는 친구들이 사고 칠 수 있게.

 

11.선도적인 실험의 공간으로서 신촌이 다른 지역에 비해 가진 강점이 무엇인가?

젊은 층이 많고 주변에 대학이 많다. 최신의 이슈와 새로운 담론이 먼저 돌 수 있는 공간이다. 그래서 학생들의 정주성을 높이는 것과 실험적인 기획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프로그램이 많으면 학생들이 신촌을 찾는 시간이 많아지고 그러다 보면 머무를 수도 있다. 신촌의 특성상 학생주민 생활주민들을 불러 모으는 것이 특히 중요하지만 그들의 정주성을 높이는 방안도 생각해야 한다.

 

12.혹시 신촌에 어떠한 물리적인 변화나 바라는 변화가 있는지?

공간이 많아지면 좋겠다. 서울시에서 청년 허브라는 걸 만들었다. 관이나 연대나 서대문구 차원에서 신촌에 그런 공간들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정주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거주 비용이 낮아져야 한다. 또한 총학생회가 기숙사 전입 신고 운동 등을 기획하는 것도 좋다. 그러면 학생들이 지역 정치권에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기존의 연대 서문 연대 동문이라던가 원룸 촌에서 거기에서 뭔가 또 운동이 벌여져도 좋을 거 같다. 네트워크를 만든다든지 하는.

 

13.에너지나 환경 이슈가 지역 사회의 이슈라고 생각하는가? 혹은 이것이 당장의 이슈라고 생각하는가?

:에너지 환경 이슈를 지역에서 풀겠다고 지역 주민을 많이 만나는 건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실천은 지역 단위에서도 해야겠지만 탈핵이나 반핵 운동은 전국적 차원의 이슈파이팅이 필요하다. 중앙에서 이슈가 크게 되면 지역에서 에너지 이야기를 하기도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실천은 지역에서 해야 하는데, 지역에서 너무 많은 당위적 부담을 지지는 말았으면 한다.  또 좀 참신하게 접근하는 것도 필요하다. 예컨대 화이트 루프는 에너지 비용 절감이 가능하니까 이해 관계도 맞고 재미도 있다. 사람들은 공공선에 대한 욕망이 있다. 우리 마을을 살기 좋게 만들고 공적으로 무언가를 해보려는 욕구가 있을 텐데 거기에 에너지를 한 축으로 넣어야 한다. 마을의 지속 가능성 이야기를 하면서 지역 문제를 이야기하다보면 지역 문제와 지구적 문제가 닿는 지점이 생길 것이다.

 

14.어떤 방식일 때 지역 혹은 환경 이슈에 참여하고 싶은지? 혹은 어떤 방식일 때 사람들이 참여할지?

:고독한 개인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서로 구원 받는 것이 공공성이라고 생각한다. 그 지점을 느끼는 것이 시작이다. 임대료 때문에 모였다면, 그 이슈가 그 다음에는 에너지로 바뀌고 지속 가능성으로 바뀔 수 있다. 우리는 스무 살까지 각자도생을 훈련받아 왔다. 이런 상황에서는 공공성이 위치할 자리가 부족하다. 하지만  연대의 의미를 느낀다면 시간을 내고 참여하게 될 것이다.

 

15.오히려 당사자 이슈를 해결해본 경험이 자칫 폐쇄적인 시민권으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당사자 운동은 연대성을 가져가야 한다.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문제를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 빠지면 지역 이기주의로 전락한다. 적어도 운동을 하는 그룹들이 조직하고 하면 이런 연대성을 당연히 가져갈 것이다. 운동을 하면서 공동체성을 발견하고 타지역 그룹들과 교류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이해 관계의 사람들을 만나고 접촉의 빈도가 높아지면 무분별한 사익 추구가 제어 된다. 그래서 공론장이 중요하다. 그것이 갈등의 사유화에서 공론화로 나가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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